코지마 히데오는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를 통해 반전 사상을 드러내왔습니다.
그의 반전 사상은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서도 엿 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이 시작되고 프롤로그를 지나면
주인공 샘 브리지스는 죽음을 앞둔 어머니이자 게임 내 미국 대통령,
리사 브리지스를 만납니다.
다음날이 되자 리사는 죽습니다.
그리고 샘 브리지스에게 첫 미션이 주어지죠.
바로 리사 브리지스의 시체를 소각장에 들고가는 것
※ 여기서 어머니인 이유는 단순한 내러티브 장치에 그치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의문이 떠오릅니다.
이 시체를 내가 왜?
이때 대상이 익명의 시체가 아니라
주인공의 어머니를 배치함으로써
그 질문은 별도의 설명 없이 해소시켜
관계를 통해 플레이어의 동기를 설득시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단순한 미션이 아닙니다.
프롤로그에서 시체 처리 도중에 BT와 조우하여
거대한 크레이터를 남기는 보이드 아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즉 플레이어는 이미 보이드 아웃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
플레이어는 어머니의 시체를 등에 짊어지고
비교적 짧은 거리지만 험난한 지형을 넘어 소각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각장에 도착하여 소각에 성공한 이후에도 BT를 다시 마주치며
죽음이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또 다른 재앙의 시작임을 학습하게 되죠.
이 구조는 이후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전투에서 더 명확해집니다.
데스 스트랜딩으로 멸망한 이 세계관에는 포터들을 사냥하는 뮬들이 존재합니다.
그 뮬들을 피하거나 전투를 통해 벗어나야 하죠.
이때 플레이어에게는 비살상 무기와 살상 무기 각각 주어지는데
뮬이 한 명씩 덤벼드는게 아닌 여러 명이 덤벼들며
이들 모두를 살상무기로 처리한다면
트럭을 구비하고 모두 실은 채 소각장에 가야합니다.
심지어 소각장 가는 길목에서 BT를 조우할 수도 있는 까다로움도 있죠.
만약 보이드 아웃이 발생한다면
실제로 그 위치에 거대한 보이드 아웃이 발생하여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돌아오지만 장시간 필요)
살인의 결과는 단순한 페널티가 아니라
게임 세계관을 훼손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죠.
플레이어는 살상무기로 죽이는 건 쉽지만,
전투 후 처리하는 과정의 고통을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됩니다.
살인은 시스템적으로 손해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스스로 포기하게 되죠.
따라서 플레이어는 비살상 무기 위주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코지마 히데오는 이 작품을 통해 비살상을 강요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대신 죽이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불편하고, 위험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그 결과 플레이어는 디렉터의 지시가 아닌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본인의 플레이 방향을 선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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